지옥에 떨어진 인간들을 구제하는 신

일반적으로 태을구고천존은 머리만 있는 사자의 등에 올라탄 모습으로 알려져 있지만, 『도교영험기(道敎靈驗記)』라는 책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머리가 아홉 개나 달린 사자가 입에서 불을 토해내며 연화좌(蓮華座)를 지키는데, 신은 그 위에 앉아 있다. 그리고 아홉 가지 빛깔이 몸 가운데로 떨어져 모이며, 빛의 끝 부분은 창과 검 모양으로 밖을 향하고 있다."

말하자면, 태을구고천존은 사자 위에 올라타고 있으며, 화염과 무기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다.

이 신은 지옥에 떨어진 인간들을 구출하는 신으로, 대만에서는 유난히 인기가 있다. 사람이 죽으면 유족들은 이 신의 이름을 쓴 부적을 갖고 기도를 드린다. 그러면 사자(死者)의 영혼이 구제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에게 불행한 일이 계속 일어나거나 병이 좀처럼 낫지 않으면 그 사람은 도사나 무녀에게 점을 치게 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다. 본인의 가까운 친인척(예를 들면 돌아가신 아버지나 어머니)이 지옥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어서, 그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자를 지옥에서 구출하기 위해 성대한 의식이 베풀어진다. 우선, 사자가 생전에 지은 죄를 가볍게 해달라는 서류와 기원을 문서로 만들어서 낭독한 다음, 이를 불태운다. 문서를 불에 태우는 이유는 태을구고천존의 손에 서류를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그런 다음에 도사는 제단 위에 미리 준비해놓은 종이로 만든 지옥의 성(城)을 칼로 망가뜨리고, 그 안에 들어 있던 종이인형을 끄집어낸다. 이는 도사가 지옥으로 내려가, 지옥의 장관과 이야기를 해서 사자를 구해내는 행위를 상징한다. 그러고는 제단 밑에 준비해두었던 대야에 사자의 종이인형을 목욕시켜 종이 다리를 건너게 하며, 지전(紙錢)2)과 종이로 만든 집 모형을 불태우는 의식을 계속한다. 이렇게 해서 지옥에서 고통당하던 사자는 구출되고, 사자의 인척인 제주(祭主)는 병과 불행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

신체에 이상을 느끼면, 그것이 사자로부터 오는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지금도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머리가 아플 때는 '조상이나 먼저 간 사람들이 함께 가기를 바라는 것'으로 판단하고, 무덤 앞에서 지전을 태우면 대개는 두통이 사라진다고 한다.

태을구고천존은 지옥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사자들을 위해 특별 사면권을 부여받은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불교에서 지장보살(地藏菩薩)의 역할을 도교에서는 태을구고천존이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천존에게 현세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한 이야기

옛날에 언변이 좋은 장(張)씨 성을 가진 도사가 있었다. 그는 가끔씩 말이 너무 지나쳐 거짓말을 늘어놓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친구도 잘 사귀지 못하고 다들 만나기를 꺼리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병이 들어 지옥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생전에 무언가 위급할 때는 태을구고천존의 이름을 부르면 좋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어 그 이름을 크게 소리쳐보았다. 수십 번이나 그렇게 불러보았지만 그를 데리러 온 귀신들은 단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다시 수십 번이나 더 소리를 치자, 어디선가 붉은 빛과 함께 천존이 나타났다. 정말 천존이 온 것이었다.

"인간의 악업 중에 입으로 하는 실수가 가장 좋지 않은 것이다. 네 수명은 이미 다하였으니 다시 현세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7년 동안 시간을 줄 테니 돌아가서 내 초상을 그려 사람들에게 알리고, 앞으로는 바른 길을 걷도록 노력하여라."

그 순간 제정신이 돌아온 장은 꿈에서 깨어났다. 죽은 게 아니라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장은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 도관이나 사당에서 태을구고천존의 초상을 그려서 사람들에게 신의 존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힘썼다. 그리고 7년 후에 깨끗하게 죽음을 맞았다. 태을구고천존의 위세는 이렇게 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런 역할을 가진 신의 존재는 죽은 사람의 유족들에게는 마음을 놓을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기둥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든 생전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으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진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병에 시달리다가 죽은 후에도 생전에 지은 죄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 모진 시련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남은 가족들, 특히 자식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곤혹스러운 상황을 완화·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태을구고천존 같은 역할을 맡은 신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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