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사를 바꾼 전염병
1차 대전을 종결시킨 스페인독감
1차 세계대전이 전 유럽을 휩쓸고 있던 1918년 초여름, 프랑스에 주둔한 미군 병영의 병사들이 독감으로 앓아눕기 시작했습니다. 기침과 고열을 동반한 이 독감은 전투력의 심각한 손실을 가져왔는데. 3월 초부터 시작된 첫 번째 감염 때는 여느 감기와 크게 다를 게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노약자나 환자를 제외하고 젊고 건강한 이들은 쉽게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변이된 바이러스가 8월, 가을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사나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휩쓴 독감은 스페인을 초토화 시키고 북아메리카와 아시아까지 확산되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새 바이러스의 공격에 인간들은 너무도 무력하게 넘어갔습니다.
지금은 스페인독감이 발병했던 시대에 비해 인구도 훨씬 많고, 교통이 발달하여 전염 속도가 훨씬 빨라졌습니다. 만일 신종풀루가 스페인독감처럼 독성이 강해진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신종플루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만약 이번에 신종풀루가 이대로 사라진다 하더라도 다음에 새로운 전염병이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플리처상 수상자인 재래드 다이아몬드J. Diamond가 말한 이런 경구警句가 생각납니다.
실제로 화산이 폭발하는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화산이 언제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사는 게 아니라 우리는 안전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산다. 며칠 후에 폭발을 한다고 해도 안 믿는다. 화산이 터져서 피난해라. 빨리 나가라고 해야 가는 거지, 그전에는 만성이 되어서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렇게 최면에 걸려서 산다. 그런데 지금의 인류가 그렇다! 출처: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현 옮김,((문명의 붕괴)), 김영사,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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