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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면 그 사회의 집단지성(의사결정집단, 지도층)의 생각이 그 사회,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역사에서 수 없이 많은 나라들이 성장하기로 하고 멸망하여 사라지기도 하는 것은 바로 그 나라의 집단지성의 생각의 결과이다.
NATO와 역사의 종말이란 서구 패러다임에 대한 에세이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러시아의 정보분석가이자 Vatfor 프로젝트 창립자 세르게이 폴레타예프(Серге́й Полетаев)의 글입니다. 그는 34년전 소련이 붕괴되자 서방은 이를 역사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로 여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서방리버럴리즘이 역사 발전의 정점이고 점차 모든 국가가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리버럴리즘[liberalism]
모든 개인의 인격 존엄성을 인정하며 개인의 정신적, 사회적 활동에 대한 자유를 가능한 한 증대시키려는 입장
그러면 역사의 종말이란 개념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본계 정치학자, 사상가인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서구 리버럴리즘이 냉전에서 최종승리를 거둔만큼 역사의 발전단계는 정점에 다다라 더 이상 진화할데가 없다면서 이를 역사의 종말이라 규정한 것입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굉장히 오만한 리버럴입니다. 나토와 집단서방의 퀘퀘묵은 이데올로기를 대변합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자유세계 전체에 대한 영감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후쿠야마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린 아조프 대원 격려행사에 참석해 마리우폴에서 싸웠던 아조프 대원을 칭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에 대해서는 난데 없이 극우라고 비난했습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를 대학자로 알고들 있는데 사실은 교조적 이데올로기 창시자입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집단서방은 나토가 서방 리버럴리즘 전파의 선봉이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한 이념적 교리는 자연스럽게 끝없는 확장이란 생각을 낳았습니다. 서구가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이를 위한 세계적 조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들 여기에 동참할 것으로 착각했습니다.당시에는 구소련권과 제3세계 국가들이 서방이 통제하는 경제 조직에 가입해 공동 시장, 대출, 포트폴리오 투자, 무역 규칙 등을 약속하는 것이 합리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게 경제적 식민지화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모든 식민지 개척자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처음에 새로운 식민지에 대규모 문명의 모든 특전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시켰습니다.
이는 합리적으로 보였고 많은 국가가 서구 세계에 합류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동유럽 국가들에게 유럽 연합에 가입하는 아이디어는 더욱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EU 외교 정책 책임자인 Josep Borrell은 한때 서유럽을 정원에 비유했고 1990년대 초에 이 블록은 실제로 번성하는 정원과 비슷했습니다.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시 구세계는 번영하는 사회라는 이상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시장 경제와 사회주의의 균형을 찾은 것처럼 보였고, 당연히 많은 국가가 이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번영하기를 원했습니다. 소련의 붕괴로 서구 중심 세계 질서의 기둥인 군사력은 필요 없게 된 듯했습니다. 주적은 패배했고, 공산주의는 멸망했으며 다시는 큰 전쟁이 일어날 수 없을 듯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동맹 나토가 더 교육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방탕한 독재자를 정신차리게 하거나 고립된 테러리스트를 분산시켜 민주주의의 길로 인도하는 것, 또 구소련의 경우처럼 초강대국의 잔재를 조심스럽게 지도해 과거 적의 시신에서 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것 등입니다. 무슨 사안이든 집단서방이 도덕적 우위를 갖고 있으니 교육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로 주적이 사라졌다고 여긴 나토는 점차 군사조직에서 정치조직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토는 동쪽으로 계속 확장했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역사의 종말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투였습니다.
세르게이 폴레타예프는 나토의 그런 사고방식이 막스 레닌주의 이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산주의가 가장 높고 궁극적인 사회현상이며 세계적으로 공산주의의 승리는 불가피하다는 교조주의와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한동안 나토의 확장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별 저항에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리버럴리즘 교조주의 관점에서 봤을 때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비정상적이고 과거의 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집단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나토팽창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를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 결과 유럽에서 대규모 군사갈등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서방, 특히 NATO의 접근 방식은 실제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역사의 종말 패러다임을 포기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특수군사작전에 대응해 서방은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일으켰고 우크라이나에 광범위한 군사지원을 제공했지만 서방 리버럴 엘리트들이 원하는 대로는 되지 않았습니다. 비서방 세계 전체가 서방에서 떨어져 갔고 제재를 가한다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와 경제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방은 이제 다수가 아니라 소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나토는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나토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비판적 성찰의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세계가 직면한 도전이 클수록 NATO는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떠들었습니다. 세르게이 폴레타예프는 서방이 핵심 군사기술 일부 하이테크산업, 전자, 인공지능 등에서 강점도 있고 혁신의 여력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남을 가르치겠다는 식의 전쟁과 탈산업화로 나토는 비교적 소규모의 재래식 전쟁도 치르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무기면에서 비축량이 몇 달안에 고갈되는 수준이고 생산여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서방군대는 군인이 충분치 않고 사회적 인구통계적 문제로 신속하게 병력을 모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군사혁신 측면에서도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서방 드론은 중국제 유사제품보다 훨씬 비싸고 성능도 처집니다. 또 나토 군대가 직접 싸우지 않아 전투경험도 얻을 수 없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방이 이념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러 세대가 소위 에덴동산을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자랐습니다.
NATO 정상회담 선언은 본질적으로 전 세계를 대결의 장으로 선언하고, 세계 다수를 에덴동산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토는 다가올 세계적 갈등을 위해 모든 세력을 동원하거나, 평화적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서방은 여전히 자신의 교조주의에 갇혀 있으며, 두 가지 옵션 가운데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국가가 군사 지출을 늘렸다고 선언했지만 실행하지 않았고, 일부 국가, 영국과 아마도 신정부 하의 프랑스에서는 군사 지출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급도 자동 조종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방은 올해와 같은 금액의 지원을 내년에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키예프에 사형 선고를 의미합니다. 세르게이 폴레타에프는 나토를 리버럴 코민테른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그들이 글로벌 사우스와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는 고통스런 변화를 겪고 교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폴레타예프는 말했습니다. 그는 패러다임 전환에 그나마 가장 근접한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와 유럽의 우파세력일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근본적 의미에서 진로를 바꿀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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