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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哲學)

[사람의 본성]성선설(性善說)과 성악설(性惡說)

by 청풍명월7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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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선설(性善說)

중국 전국시대의 선진 유교 사상가 맹자가 주장한 학설. 인간의 성품은 선하게 태어난다는 주장을 의미한다.

맹자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로는 맹자가 있으며, 옛 문헌을 살펴보면 맹자 외에도 많은 학자들이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였다.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보는 대조되는 관점에는 성악설(性惡說)이 있으며, 대표적인 학자는 고대의 철학자 순자다. 또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것으로 성무선악설이 있다.

《사람들은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언뜻 보면 다 깜짝 놀라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는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교제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동네의 친구들에게 어린아이를 구해 주었다는 명예를 얻기 위함도 아니며, 어린아이를 구해 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소리가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위의 우물에 빠진 아이의 사례에서 언급 했듯이,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기꺼이 선을 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동한다는 것이다.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서라도 위의 맹자가 말했던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구하는 것을 포함하여, 눈앞에서 지하철로 뛰어들려는 사람을 저지하려는 행동, 건물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을 구하려는 행동 등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무슨 의도가 있어서, 자신이 이득을 얻거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본디 선(善)을 취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대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선행을 취하거나 약하고 불쌍한 이들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것들이 성선설의 근원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선설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독립적인 인간에게 오직 선함만을 타고났다고 착각될 수도있으나 이 이론에선 '인간의 본성' '동물의 본능'이 구분되어있고 인간이 둘 모두 동시에 갖고 태어난다는 의미에서 '인간의 본성'이 선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은 주변 환경이나 교육 등으로 '인간의 본성'을 발달시키지 못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끊임없이 선한 환경과 교육 등을 제공하여 선한 본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연과학에선 기본적으로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 즉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은 선악의 관점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무의미하다는게 주류이다. 그러나 인류의 보편 윤리 중 일부가 생물학적 본성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해석하며 이 성선설을 일부 수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 맹자하면 성선설, 성선설하면 맹자를 떠올린다. 이는 반대 학설을 주장한 순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선 성선설에 대해 현대인의 가장 큰 오해는 성선설을 인간은 선한 존재 그 자체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맹자는 인간을 선한 존재가 될 가능성을 품은 존재라고 설파한다. 이게 무슨 차이냐 하면, 현대인은 단편적으로 "선하니까 계속 선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맹자는 "수양하면 내면의 선성을 쌓아 성인군자가 될 수 있다, 그 수양을 방해하는 내외적인 문제가 그 수양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맹자는 사람의 선성을 기르는 교육제도와 자기 수양 그 자체도 중요시하지만, 개혁의 대상을 사람 개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로 극대화한다.

순자

반대의 경우인 순자와의 대조를 보면 더 두드러지는 데, 순자는 교육제도와 법률제도로 본래 악한 사람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순자의 사상을 이은 법가는 국민 개개인을 엄격히 통제하며, 한비자와 같은 철혈 재상을 탄생시켰다. 반면 맹자의 가르침에 심취한 정도전은 결국 역성혁명을 일으켜 나라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려 시도했다.

즉, 맹자의 주장의 요체는 결국 "인간은 원래 선한 존재이고, 스스로의 수양으로 대장부가 될 수 있는 존재이나,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인간을 악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세상을 바로 잡아야한다."가 된다. 그리고 이 "바로잡힌 세상"으로 맹자는 현대식으로 말하면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제 등 복지라 할 수 있는 항산(恒産)과 군자가 인의(仁義)로서 다스리는 왕도정치를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바로잡힌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역성혁명론이다. 왜냐하면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 즉 시스템의 정점이 바로 왕, 즉 정부이기 때문이다.

결국 성악설이든 성선설이든 "지금 돌아가는 세상 꼬라지가 정상은 아님"을 인정한다. 다만 그 악의 근원이 개인 내면에 있느냐, 아니면 돌아가는 세상 그 자체에 있느냐로 학설이 나뉜 것이다. 이 학설들은 철학의 대표적인 쟁점 중 하나인 인성론(人性論)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철학자인 맹자와 순자가 주장한 학설의 핵심을 이루는 개념이기 때문에 맹자=성선설, 순자=성악설과 같은 간단한 도식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고.

이고(李翶)의 성선정악설(性善情惡說)도 성선설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감정은 그런 본성을 발휘하는 것을 방해하므로 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의는 한국 유학에도 영향을 끼쳐 이황과 기대승 사이에서 일어난 사단칠정과 같은 논쟁을 낳았다.


▶불교의 관점

불교에서는 여래장 계열이 중생들의 번뇌보다 중생들 마음 속에 감춰진 불성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깨달아서 보살도를 실천해 중생을 이롭게 하고 해탈로 이끌 수 있는 자질은 모든 인간과 중생에게 두루 내재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 점에서는 성선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단, 유의해야 할 점은 불교에서는 선이나 악 중 어느 개념에도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점이다. 역시 여래장 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선불교에서, 혜능 선사가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았을 때 당신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던진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렇다고 성무선악설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인간의 기본 욕구를 인간의 본성으로 단정하지는 않으며 무명으로 말미암아 지은 업의 과보라고만 보기 때문이다. 또한 불교에서는 그러한 욕구를 따랐을 때 발생하는 현상계에서의 유익함과 해로움을 명확히 꿰뚫어 알 것을 요구하므로, '선악 따위는 없다'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부파를 막론하고, 불교에서는 인간이 전도된 망상으로 인해 계속 12연기에 의한 업을 지어가는 존재이며 이로 인해 선업과 불선업을 짓게 된다고 본다. 이를 보면 성악설과 비슷한 요소도 일부 엿보이면서도, 성악설이라고 무 자르듯이 분류하기도 어렵다. 성선과 성악을 동시에 인정하나 이 둘 역시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에 더 가깝다. 구체적인 실현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 12연기의 연쇄로부터 자유로워져 열반에 드는 것이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서양의 관점

동양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존재하는데, 에밀의 저자 루소가 성선설에 가까운 이론을 제시한 바가 있으며, 반대로 《리바이어던》의 저자 홉스가 성악설에 가까운 이론을 제시하였으며 일명 빈 서판(tabula rasa)이라고 불리는 학설이다.

언급된 철학자들은 자신이 주장한 자연상태의 인간 학설을 바탕으로 정치사상을 전개하였으며, 이러한 정치사상이 중세 정치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슬람교의 교리도 성선설에 가까운 내용을 포함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 누구나 순수한 상태로 깨끗하게 태어나며, 기독교의 원죄론을 인정하지 않는다(피트라). 모든 인간은 무슬림으로 태어나지만 주변 환경에 의해 다른 종교를 가지게 된다고 주장된다. 따라서 비무슬림이라도 사춘기 이전 성욕을 가지기 전 어린 나이에 죽으면 바로 천국으로 직행한다는 교리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몰몬교) 또한 비슷하게 원죄를 부정한다.

기독교에서 아우구스티누스와 대립하던 펠라기우스파의 주장이 성선설에 가까우나(인류는 원죄 없이 "순수히 자신의 힘만으로도" 구원이 가능하다), 논쟁에서 패배해서 5세기경 이단판정을 받았다. 다만 기독교 또한 인류의 영혼은 신(하느님)의 영혼을 본따서 만들어졌지만 나중에 타락하게 되었다는 주장이고 자연법이 마음에 심어져 있다고 가르치기 때문에 성선설적이라고 볼 수 있는 면도 부분적으로 있다. 예를 들어 가톨릭 성인이자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윤리학의 기본 전제는 '인간은 최선을 의욕한다' 이다. 인간이 최선을 욕구하므로 결국은 최선 그 자체이신 신에 다다를 수밖에 없으나 악한 경향에 이끌린다고 보았다.

아나키즘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윌리엄 고드윈의 무제약적 비전 등이 있다.

사회주의, 그 중에서도 마르크스주의 계열은 특이하게도 성무선악설과 성선설을 모두 채택하는데,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서는 성무선악설을, 사회적 본성에서는 성선설을 지지한다. 역사 발전의 법칙에 따르면 사회는 유지, 계승, 발전하려는 것이 본성이고 이 본성에 따르는 것이 해당 사회에서 정의하는 '선'이기 때문.

▶ 증산 사상
天用雨露之薄則 必有萬方之怨하고
천용우로지박즉 필유만방지원
地用水土之薄則 必有萬物之怨하고
지용수토지박즉 필유만물지원
人用德化之薄則 必有萬事之怨하니라
인용덕화지박즉 필유만사지원

하늘이 비와 이슬을 적게 내리면
반드시 만방에서 원망이 일고
땅이 만물을 기르는데 물과 흙을 박하게 쓰면
반드시 만물이 원성을 발하며
사람이 덕화(德化)가 부족하면
반드시 만사에 원망이 붙느니라.

天用地用人用이 統在於心하니
천용지용인용     통재어심
心也者는 鬼神之樞機也요 門戶也요 道路也라
심야자     귀신지추기야    문호야     도로야

하늘이 비와 이슬을 내리고
땅이 물과 흙을 쓰고
사람이 덕화에 힘씀은
모두 마음자리에 달려 있으니
마음이란 귀신(鬼神)의 문지도리요
드나드는 문호요 오고가는 도로이라.

 開閉樞機하고 出入門戶하고 往來道路에
개폐추기          출입문호         왕래도로
神이 或有善하고 或有惡하니
신      혹유선        혹유악
善者師之하고 惡者改之하면
선자사지          악자개지
吾心之樞機門戶道路는 大於天地니라
오심지추기문호도로     대어천지

그 문지도리를 여닫고 문호에 드나들고
도로를 왕래하는 신이
혹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니
선한 것을 본받고 악한 것을 잘 고치면
내 마음의 문지도리와 문호와 도로는
천지보다 더 큰 조화의 근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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